바이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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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기록 #4] "언제 들어도 좋은 말" - 이석원

바이오 대표 2022. 7. 21. 23:41

2022년 7월 밀리의 서재 1위 도서이다. "언제 들어도 좋은 말"

장르: 에세이 

 

"언제 들어도 좋은 말" 이라니, 제목을 보고 바로 읽기를 시작했다. 왠지 읽으면, 나도 기분이 좋아질 것같다는 단순한 이유로 말이다. 술술 읽혀서 차안에서 다 읽어버렸다. 에세이 형식이지만, 짧은 에피소드들이 하나의 장편 소설과도 같은 느낌을 준다. 이런 책들이 좋다. 삼년안에 책 한권을 써볼 계획이다. 내가 쓰고싶은 문채 이기에, 더 재미있게 읽었던것 같기도 하다. 잔잔하지만 감정이 드러나고 읽기 쉬운 문채.

 

보다가 나에게 와 닿은 문구 들을 다시한번 여기에 적어보았다. 내가 요새 사랑을 해서 그런지 (만난지 1년채 되어가는데 아직도 아주 소중하고 사람이 참 사랑스럽다) 주접을 떨 수도 있으니 주의바란다. 

 

이름이란 과연, 그것을 부르는 사람, 즉 타인에 의해서 

그 가치가 완성되는 것이더군요.

사랑하는 사람이 내 이름을 애정 어리게 불러 주었을 때, 

무려 삼십여 년간이나 탐탁지 않아 했던 이름을 

비로소 나 스스로도 좋아할 수 있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난 자기애가 꽤 있는편이다. 하여, 내 이름을 좋지 않게 생각한 적이 없다. 허나,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날 애정 어리게 불러주면, 정말 그 순간만큼은 아무생각도 하지 못한다. 너무 좋으니까. 또 한번 호르몬의 노예가 되버리는거지. 사랑이란 것은 참 대단한 것 같다. 내 이름 석자가, 이 70억 인구에서 그 사람만이 불러줬을때만 얻을 수 있는 그 값어치는 말로 표현 할 수 없으니까.

 

난 뭔가 좋아지면 그걸 잃을 걱정부터 하는 놈이니까 

 

난 내가 뭐가 좋아지면 그냥 좋아서 막 한다. 요새는 서핑에 빠져있다. 어제도 양양에 갔다왔고 모레에도 갈꺼다. 지금 만나는 사람도 내가 고백했다. 직진만 했다. 벨기에와 시애틀의 이상한 조합의 장거리를 앞두고 있지만 나는 원래 뭐든지 저지르고 본다. 하고 후회하는것보다 안하고 후회하는 편을 싫어해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뭔가 좋아지면 그걸 잃은 걱정을 한다. 초반에는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이제는 어느정도 이해도 되고 공감도 된다. 너무 소중해서 잃으면 너무 아프기에. 그 아픔을 경험해본적이 있기에 그냥 두려운 거다. 그래서 다짐했었다. 내가 더 단단한 사람이 되어서 두려움을 없애주고 좋아하는 것을 그냥 단순히 좋아할 수 있게 해줄 거라고. 

 

비바람이 심하게 몰아치던 어느 날.

우산을 쓰고도 몸이 반쯤 젖어

짜증 섞인 마음으로 엘리베이터에 오르는데

이제 막 내려서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이 

와하하 

비를 맞으며 즐거워한다. 

 

그래. 

즐거운 사람들은 뭘 해도 즐거운 법이지. 

 

또 한번의 주접. 사랑하는 사람이랑은 뭘 해도 즐겁더라. 내가 하는 말에 쟈지러지고, 참 해맑게 웃는 사람. 어떻게 안 사랑할 수가 있을까. 

 

그때 그 사람 

"아 저사람. 내가 저래서 좋아했었어."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은 참 날 좋아하는 이유가 많다. 그 사람은 평소에 내가 생각지도 못한 디테일에서 날 좋아해준다. 나에게 좋은점이 참 많구나하고 깨닫게 해주는 아주 고마운 사람이다. 하지만 가끔은 날 좋아하게 된 이유로 속상해하기도 한다. 그러면 '이래서 내가 널 좋아했는데, 내가 이해해야지' 라고 한다.  참 신기한사람. 

 

나는 그녀에게 내내 질문을 퍼부어 대고 (이건 내가 누군가에게 빠져들 때 보이는 전형적인 증상이다.) 

 

연애 초반, 그 사람은 내게 질문이 정말 많았다. 솔직히 말하면 가끔 아주 살짝 귀찮을 때도 있었다. 그러다가 MBTI 검사를 하는 데 그 사람 성향이 관심이 있는거에 참 질문을 많이 던진다는 것을 알았다. 그때부터는 질문을 하면, 사랑의 척도라 생각하고 아주 기분좋게 대답을 해준다. 일년째, 아직도 질문이 꽤 많다. 참 귀여운 사람. 

 

사랑은 이처럼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끊임없이 확인하게 되는 것 

 

나를 사랑하냐고 묻는 것이 또한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이 될 수 있는 이유 

 

사랑은 정말 꾸준히 확인 시켜줘야하고 나한테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한테도 그리고 지켜 나가야 한다는 것을 이번 연애에서 깨달았다. 사람은 바보라, 계속 언급하지 않으면 까먹으니까. 

난 지금까지 연애를 하면서 상대에게 나를 사랑하냐고 물어본적이 없었던 것같다.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대충 알 것 같으니까. 근데 이번에는 물어보고싶다. 날 사랑하는게 뻔히 보이고 얼마나 큰지 알면서도 괜히 어린애처럼 계속 확인하고싶다. 그래도 아직 입밖으로 내지는 않았다. 그냥 딱히 그러고 싶진 않아서 

 

단지 사랑에 있어서 이해라는 게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 

 

평생을 모르고 살아온 사람을 단 일년만에 완벽히 이해할 수는 없다. 난 나도 이해가 안가는데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게 가능할까 싶다. 가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내 상식에서 이해가 가지 않는 말을 하더라도, 이해하려 한다. 이해가 가지 않아도 이해한다. 원래 나는 이 세상 모든 사람이 그 사람만의 가치관이 있고 하는 말과 행동 습관에는 이유가 사정이 있다고 생각하니까. 

 

 

... 

 

'말'과 더 관련이 있을까 싶었는데, '사랑'과 좀 더 관련이 있는 책인 것 같다. 참 재밌게 읽혔다. 아직 나와는 먼 3,40 대의 연애. 사랑보다 현실을 이해하는 모습들도 어느정도 이해는 간다. 그럼에도 사랑으로 끝나는 스토리. 현실에 참 있을 법한 그럼에도 드라마 같은 소설 같은 에세이였다. 이석원 작가님의 첫 책이자 베스트 셀러였던 "보통의 존재" 또한 곧 읽어볼 예정이다. 좋은 글 고맙습니다.